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한 뒤 피해자·가족 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안녕’은 작별이자 환영의 인사다.
5년간 과거사 조사기구로 활동해온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또는 진화위)가 지난해 11월26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월26일 제3기 진실화해위가 출범했다. 2기를 돌아보고 3기를 바라보며 시작된 ‘안녕 진화위’는 그동안 조명되지 못한 얼굴과 목
바다이야기사이트 소리를 찾아 나서는 부정기 연재물이다. 과거사 조사와 규명에 진심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3기 여정의 의지와 기대를 담는다. 굿바이 진화위! 헬로 진화위!!
“꼭 용기를 내주세요.”
송상교(54) 3기 진실화해위원장과 최근 만난 한 아동 인권침해 사건 피
야마토무료게임 해자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소한 기억까지 되살아나서 잠을 못 자고 괴롭다, 진실규명을 신청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송 위원장은 그 느낌을 알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서 신청해달라”는 게 피해자들에게 전하는 그의 특별한 당부다. 조사를 거쳐 인권침해 사실을 국가적으로 공인하는 과정을 통해 피해자의 삶이 회복되고 치유될 수 있다는
바다신2릴게임 믿음 때문이다.
송 위원장은 지난 4일 취임 이후 연일 피해자들과 만나는 일정을 잡고 있다. 11일에는 한국전쟁 진주유족회원들을 맞았고, 17일에는 한통련(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피해자들과 면담을 했으며, 23일에는 고아권익연대 대표, 24일에는 창원유족회장,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기념사업회 유족들과 만났다. 25일에는 영암유족
쿨사이다릴게임 회와 면담을 이어갔다. 한국전쟁유족회 회원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유족들이 진실화해위 사무실에서 농성하자 경찰을 통해 강제퇴거했던 2기 김광동 전 위원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피해자나 유족이 원할 경우 거의 제한 없이 만나겠다는 게 송 위원장의 계획이다.
송상교 진
온라인골드몽 실화해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반민특위, 국회 프락치 사건 유족들과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26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6층 진실화해위 위원장실에서 취임 후 개별 언론매체와 첫 인터뷰를 한 송 위원장의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에는 피해자들 문제에 집중해서 들어보았다. 2기에서 ‘부역 논란’으로 ‘조사 중지’ 결정을 받은 진도·영천 사건 등 유족들에게는 “이른 시간 내로 조사개시 결정을 하겠다”고 했고, 조사개시조차 각하된 베트남전 하미 학살 사건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조사 개시를)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 본다”고 밝혔다. 또한 진실화해위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피해자들이 별도 손해배상소송을 위해 법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도록 임기 내 배·보상법 제정을 하는 것과 과거사 연구재단 설립은 자신의 2대 중점과제라고 했다. 3기에 전담부서를 설치하기로 한 유해발굴에 관해서도 로드맵을 설명했다.
그는 목표한 과제를 다 이룰 수 있을까. 2기 때 열린 거의 모든 전체위원회를 방청했던 한국전쟁 영암유족회의 최영희(78)씨는 송 위원장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적 인사를 한 측면이 있지만, 피해자를 진심으로 대할 것 같은 신뢰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2기 진실화해위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하며 ‘신뢰’의 이미지를 쌓은 덕분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하는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는 송 위원장이 “실력 있고 성실한 운동권, 민변의 자랑”이라며 “저렇게 나이 먹어서도 안 망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며 살 수 있구나 느끼게 해준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재미없고 고지식한 ‘바른생활 사나이’처럼 느껴지는 면도 있다. 송 위원장은 “무슨 재미로 사냐”는 질문에 “주말에 아내와 배드민턴동호회에서 배드민턴도 치고, 공동육아를 했던 동네 주민들과 풋살도 하면서 재밌게 산다. 나름대로 유머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영역에서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거엔 전혀 관심이 없다.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3기 진실화해위 출범 첫날인 2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5층 민원실 입구에서 해외입양 피해자와 관계자들이 진실규명 신청을 기다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상편에서 계속>
― 출범 한 달 만에 2057건의 신청이 들어왔다고요?
“3기 출범 뒤 한달 동안 신청이 2기 때보다 훨씬 많아요. 2.8배 많다고 집계됐죠. 그중에서 시설과 해외 입양이 반 이상이에요.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얘기인 건데, 그래서 이런 해외 입양 집단 시설 사실 3국도 그래서 만드는 거고 분명히 기존보다는 좀 더 나아간 결정들 유의미한 조사들이 이루어질 겁니다. 다만 해외에 계신 분들에 대한 조사를 많이 안 해봤기 때문에 초반에 좀 시행착오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최대한 신경 써서 조사를 하겠다는 말씀을 드릴 수는 있어요.”
― 피해자들 면담 요청에 거의 제한 없이 응하시는 거로 알아요.
“네. 최근 한국전쟁 유족회, 한통련 분들, 반민특위 기념사업회, 아동시설 관련 피해자분들을 계속 만났습니다. 위원회를 정상화하고 신뢰 회복을 하는 첫 단추가 피해자들과 만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위원장이 만남을 피하면 피해자 입장에선 계속 만나고 싶은 거예요. 안 만나준다고 하는 의미를 ‘우리를 무시하거나 차별하거나 소홀히 대한다’고 느끼시기 때문에 더욱더 절박해지는 거죠. 2024년 7월에 위원회에서 농성하다 경찰에 의해 강제 퇴거한 유족분들도 그래서 위원장 만나게 해달라고 했던 거거든요. 근데 언제든 위원회의 문을 두드리면 위원장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 만남 자체에 대한 절박함은 많이 해소가 될 거예요. 구체적인 조사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요. 당장은 힘들더라도 앞으로 만남을 청하시는 분들께는 기꺼이 응하려고 합니다.”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6층 위원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 피해자분들 만나서 무슨 말씀을 하시나요?
“아직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양해 말씀을 드리고 있어요. ‘좀 기다려 주시라, 당장 조사는 어렵지만, 앞으로 이러이러한 과제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본인들 사건 자료를 책으로 만들어와서 보여주시기도 하는데, 답답하고 절박한 마음이 잘 와 닿습니다. 저를 만나신 뒤엔 ‘조금은 안심이 된다, 기다려 보겠다’라고 하세요. 따뜻한 격려 말씀도 해주십니다.”
― 이 자리를 빌려 피해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네. 하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생겼어요. 아동 수용시설 피해자분들 면담하는 과정에서 어느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자기가 신청하고 나서 첫날부터 잠을 못 자고 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소한 기억까지 되살아나서 괴롭다, 신청한 게 후회된다고 하세요. 그러면서 ‘속도전’으로 한 3개월 안에 결정문 내달라고 하세요.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이런 분들이 또 있을 겁니다.
즐거운 기억도 아닌 것을 무슨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다시 꺼내서 신청하고, 그러면 또 (진실화해위에서) 불러서 겪은 일들을 구체적으로 물어볼 텐데, 이 지난한 과정이 너무 괴롭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거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등 예전에 신청하셨던 분들도 그런 괴로운 과정을 거치시긴 했지만 그래도 국가 기관에 자신이 당한 피해를 이야기하고, 인권침해였다는 결정을 받고, 보고서에 담기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피해자들과도 연결되고 본인 삶이 좀 회복되고 치유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피해자분들께 용기를 내서 신청해주시면 좋겠다, 저희도 그런 고통이 다시 또 커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으니 마음을 내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 취임하자마자 조사3국 업무준비 티에프(TF)를 구성하셨어요.
“지난 주부터 해외입양과 집단수용 시설 인권침해 사건을 전담할 조사3국 출범에 앞서 업무준비 티에프를 구성해 운영 중입니다. 사전 준비 업무를 맡게 될 임시 조직이죠. 업무준비 티에프는 향후 조사3국 설치에 필요한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기 전까지 접수사건 정리, 자료 확보나 현장 방문, 면담 등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현재 이 티에프를 통해 시설과 해외입양 인권침해 사건의 초기 검토를 진행하고 피해자분들과 만남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제 조사 1~3국의 최소한의 조직 꼴은 갖췄다고 봅니다.
조사3국을 위한 시행령 개정은 시급히 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 대통령실과 협의 중입니다. 3기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해외공관을 통한 신청을 받고 있고요. 해외공관을 통한 안내와 신청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영문 신청서와 안내문 등을 만들어 홈페이지에도 올리고 해외공관에 전달했습니다. 해외공관별로 접수담당자를 정해 충실한 안내도 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1950년 9월 진도중학교 1학년생으로 경찰에 학살당한 허훈옥(당시 14살)의 동생 허경옥씨가 2024년 10월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진실화해위 국정감사에 참석해 진실규명이 보류된 것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시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2024년 2월5일 충북 진천의 자택에서 한겨레와 만난 백남식씨. 아버지 백락용과 작은아버지 백락정의 죽음 뒤 연좌제 피해를 겪던 시절을 떠올리며 오열하고 있다. 고경태 기자
― 2기에선 확실치도 않은 사후 경찰 사찰기록을 근거로 진도·영천 사건 희생자에 관해 ‘조사 중지’로 결정했어요. 충남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백락정은 진실규명 결정해놓고 국방경비법에 따른 사형판결문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취소해버렸고요.
“2기 위원회에서 진도·영천 사건이 가장 대표적으로 ‘부역’ 문제로 논란이 됐던 사건입니다. 불법적인 희생 사실이 충분히 밝혀졌음에도 부역 혐의 여부나 경찰 사찰기록에 적힌 부역 혐의 기재에 대한 평가로 인해 끝내 결정을 못 하고 조사 중지됐어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2기 조사중지 사건은 법에 3기 위원회에서 직권으로 조사 개시하여 다시 조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들은 이른 시간 내로 조사개시 결정을 할 겁니다. 부역 혐의 여부는 민간인집단희생 진실규명 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성질은 아닙니다. 조사결과 희생자가 희생 당시 군인·경찰 등 전투원이 아닌 ‘민간인’으로 평가되고, 적법한 절차 없이 희생되었다면 과거사정리법과 보편적 국제인권 규범에 따라 진실규명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한다고 봅니다.
백락정 사건의 쟁점은 한국전쟁 전후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국방경비법 등을 통한 단심제 군법회의 판결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형이 집행되거나 복역 중 희생되신 분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입니다. 2기 위원회에서 위원 간 논란 끝에 군법회의 판결문 존재를 이유로 기존의 진실규명 결정을 취소하고 각하 결정을 했었죠. 주목할 것은 1심 법원에서 진실규명 결정 취소는 인정하지만, 사망이유·사망장소·가해자·불법성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각하한 것은 위법하다고 각하결정 취소 판결을 한 겁니다. 이 부분도 1심 법원 판결 취지를 세심히 검토해서 항소에 대한 입장과 재조사 여부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 2기에서 베트남전 하미 학살 피해자들이 신청한 사건은 조사개시가 각하됐습니다. 피해자들이 3기에서 다시 신청할 예정인데요.
“그 사건은 2기 위원회에서 조사대상 여부를 두고 위원 간 이견으로 표결처리 끝에 5:4 의견으로 각하된 사건입니다. 해외에서 발생한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인권침해가 조사대상인지 여부가 주된 검토 쟁점입니다. 이와 유사한 퐁니 마을 사건에 대해서 법원은 행위의 위법성과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죠. 진화위 조사대상의 핵심이 과거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라는 점을 중심으로 두고 보면 과거사정리의 원칙과 본질에 비추어 조사의 필요성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만약 3기 위원회에 다시 진실규명 신청이 접수된다면, 법원 판결과 2기 위원회 결정을 포함한 관련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서 위원들과 함께 진지하게 조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2023년 6월24일 진실화해위의 베트남 하미 학살 조사 각하에 대한 행정소송 위임장에 서명하는 베트남 신청인 응우옌꼬이(왼쪽)와 응우옌티탄. 이들은 행정소송 1·2심에서 패소하고 대법원에 상고했는데, 3기 진실화해위에도 다시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한베평화재단 제공
―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뒤 기존에는 법원에 국가배상소송을 따로 진행했는데요. 3기 법에는 배·보상 등 조치를 마련해야 하고, 그 기준 등을 따로 법률로 정하게 했어요. 3기에서 입법이 가능할까요?
“제가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두 가지 과제 중 하나가 배·보상법입니다. 피해자들 입장에서도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계속 지속되면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죠. 3기 법에 별도 법률로 정하게 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으니 진전된 겁니다. 소멸시효 특례조항이 들어갔지만 3년 이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3기가 끝나기 전에 배·보상법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저는 힘이 닿는 대로 배·보상법의 입법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할 겁니다.
배·보상은 가해의 책임을 지닌 국가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취하는 적극적 조치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 이른바 배상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국가에 의한 인권침해나 한국전쟁기 피해자들은 사회적 낙인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이로 인해 후손들은 연좌제에 시달렸고 감시와 사찰도 진행된 게 사실입니다. 먼저 이들을 옥죄고 있는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나게 하는 건 국가로서 당연히 할 일입니다. 국가는 당연히 피해자들에 대해 명예와 피해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조처를 해야 하고, 금전적 배·보상은 그중 하나의 중요한 조치입니다. ”
2023년 12월21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뒤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송상교 위원장은 진실화해위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별도로 법원에 가서 소송을 하지 않도록 배·보상법을 임기 중에 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과제, 나머지 하나는 뭔가요?
“과거사연구재단의 설립입니다. 이제 3기가 끝나면 현실적으로 아마 지금처럼 한시 기구를 계속 만드는 방식은 어렵다고 봐요. 그렇다면 개별 사건에 대한 조사 외에 좀 더 총체적인 정리, 자료들을 쭉 모아서 연구와 교육으로 활용하고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일을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그 가장 유력한 방식은 재단 설립이고요. 3기에서는 재단의 사회적 필요성을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하고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2023년 3월28일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산 110 성재산 기슭 교통호에서 발굴된 한국전쟁기 희생자 유해. 2기 진실화해위가 유해발굴을 진행한 곳이다. 한겨레 자료
― 유해발굴은 3기에서 처음으로 전담부서가 생기는데요.
“1기에는 한국전쟁기 희생자 유해 발굴만을 했지만 2기에서는 더 나아가 유해와 유가족의 시료를 채취하고 유전자를 검사해 신원확인까지 했어요. 2023~2024년 ‘세종시 추모의 집'에 임시 안치된 유해를 대상으로 총 851구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해 11구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신원 확인된 숫자는 적지만, 유족들이 느끼는 기대감은 큽니다. 그 유해를 받아 기존 산소에 합장하신 분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어쨌든 3기에서는 유해 발굴 전담 부서를 두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만들어져 대단히 뜻깊습니다. 2기 때는 사유지인 유해발굴 장소에서 토지 주인이 땅을 못 파게 하면 방법이 없었어요. 땅을 파고 발굴할 거면 보상해달라 요구하는 분도 계셨는데, 저희가 보상할 근거도 없어요. 이제 그런 제약이 사라진 거죠.
유해발굴은 제주 4· 3 사건 유족분들도 관심이 많으신데, 문제는 돈입니다. 기획예산처의 예산 협조와 행정안전부의 인력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사안입니다. 전문 부서를 운영할 정도의 규모가 되려면 예산이 엄청 많이 필요하거든요. 유해 발굴도 그렇지만 신원 확인은 꽤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2기 때 관련 예산이 가장 많았을 때가 연 25억원 정도였어요. 마지막 해에는 확 쪼그라들었죠.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처럼 직영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 기존처럼 여러 민간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기거나 협업을 할 텐데, 적어도 전담 부서를 둔다는 것은 2기 때처럼 그냥 사람 한 명만 두고 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을 거예요. 최소한 팀 이상 정도의 규모는 두고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하게 될 겁니다.”
― 진실화해위를 널리 알리는 획기적인 홍보방안도 고민 많이 하시나요?
“언론에서 도와주셔야 할 부분입니다. 저희가 아무리 홍보해봐야 언론에 좋은 기사 한 번 나오는 것보다 효과가 100분의 1도 안 돼요. 대중들에게 친숙한 연예인 같은 분들을 홍보대사로 해서 광고도 내보내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11일 기자간담회 때 기자님들과 식사하면서 ‘진화위 출입하시는 기간에 진화위가 다루는 사건 한 건 정도는 본인의 사건으로 좀 만들어서 취재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그래서 2기에는 없던 기자실 설치 요청도 있던데 적절한 방안을 검토 중이고요.”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의 대학 시절. 서울대 법대 3학년 B반 학생회장 선거 때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본인 제공
송상교 위원장이 1996년 서울 법대 졸업식날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학생운동 등으로 졸업이 늦어져서 졸업이 동기들보다 늦어졌다고 한다. 본인 제공
― 매사 신중하다는 평가가 있던데, 고지식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무슨 재미로 사시나요?
“주말에는 와이프랑 같이 배드민턴을 해요. 배드민턴 동호인이거든요. 대회도 나가고 꽤 잘 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공동 육아를 해서 마을에 친한 분들이 많이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랑 주말에 풋살도 뛰면서 재미있게 놀아요. 저보고 ‘바른생활사나이’라고 하는 분이 있는데 고지식하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일상생활에서는 유머도 있고 재밌는 사람이에요. 다만 공적인 영역에서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거엔 관심이 없어요. 공적인 영역에서는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 약력 **임기 : 2026년 3월4일~2028년 3월3일(연임 가능)
△1972년 전주 출생 △진실화해위 사무처장(2021~2025) △병무청 대체역심사위원회 위원(2020~2021)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2019~2020) △민변 사무총장(2018~2020)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장(2016~2020)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2017~2018) △서울시립대 리걸클리닉 겸임교수(2012~2016) △민변 사무차장(2008~2012)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2005~2021, 민변 상근 재직기간 제외) △제34기 사법연수원 수료(2005) △서울대 공법학과 졸업(1996) △서울 충암고 졸업(1991)